한파 오기 전 꼭 봐야 할 한랭질환 증상·예방법, 저체온증은 생각보다 조용히 와요

겨울에 “춥다”로 끝나면 다행인데, 일정 시간 이상 추위에 노출되면 몸이 실제로 손상될 수 있어요. 이때 생기는 질환을 한랭질환이라고 부르고, 대표적으로 저체온증, 동상, 동창, 침수병·침족병이 있어요.
특히 중요한 건 한랭질환이 꼭 산행이나 야외작업처럼 특별한 상황에서만 생기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질병관리청이 2026년 3월 발표한 2025-2026절기 감시 결과를 보면, 한랭질환자는 364명, 추정 사망자는 14명이었고요. 발생 장소는 길가, 주거지 주변, 집 순으로 많았어요. “집 근처 잠깐”도 방심하면 위험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
한랭질환, 어떤 증상부터 의심해야 할까요?
가장 먼저 구분해서 봐야 하는 건 전신에 영향을 주는 저체온증과, 손·발·귀·코처럼 특정 부위에 생기는 동상·동창이에요.

저체온증 증상
저체온증은 심부체온이 35℃ 미만으로 떨어지는 상태예요. 몸이 추워서 떠는 정도를 넘어서, 뇌와 심장 기능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어요.
의심 증상은 몸이 심하게 떨리거나, 말이 어눌해지거나, 피로감과 졸림이 심해지는 식으로 나타나요. 판단이 흐려지고 멍해지거나, 기억이 끊기고 착란이 생기거나, 의식이 흐려지는 경우도 있어요.
무서운 점은 증상이 심해질수록 본인이 “나 위험한 것 같아”라고 판단하기 어려워진다는 거예요. 특히 어르신, 치매 등 인지장애가 있는 분, 술을 마신 사람은 체온 저하를 늦게 알아차릴 수 있어요.
동상 증상
동상은 피부와 피하조직이 얼어 손상되는 질환이에요. 주로 손가락, 발가락, 귀, 코, 뺨, 턱처럼 노출되기 쉬운 부위에 생겨요.
피부색이 흰색이나 누런 회색으로 변하고, 만졌을 때 단단하거나 왁스처럼 느껴지고, 감각이 둔해지거나 아예 무감각해지면 동상을 의심해야 해요. 따뜻해질 때 통증, 화끈거림, 물집이 생길 수도 있어요.
동상 부위를 눈으로 비비거나 강하게 마사지하는 건 피해야 해요. 얼어 손상된 조직에 추가 자극이 생길 수 있거든요.
동창과 침수병·침족병
동창은 0~10℃ 정도의 춥고 습한 환경에 반복 노출될 때 잘 생겨요. 얼어붙는 동상과 달리 염증 반응에 가까워서, 붉어짐·가려움·통증·부종이 나타날 수 있어요.
침수병·침족병은 찬물, 특히 10℃ 이하의 물에 손이나 발이 오래 노출될 때 생기는 손상이에요. 겨울철 비나 눈에 젖은 신발을 오래 신고 있거나, 야외작업 중 장갑·양말이 젖은 상태로 방치될 때 위험해요.
가장 위험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최근 공식 집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고위험군은 고령층이에요. 2025-2026절기 한랭질환자 364명 중 65세 이상이 209명으로 57.4%였고, 추정 사망자 14명 중 11명이 65세 이상이었어요. 80세 이상만 봐도 환자 118명, 추정 사망자 8명으로 비중이 컸어요.
하지만 젊다고 안전한 건 아니에요. 새벽 귀가, 겨울 등산, 스키장, 배달·건설·경비 등 야외 근무, 음주 후 이동처럼 체온이 빠르게 떨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는 20~30대도 위험해질 수 있어요.
특히 술은 조심해야 해요. 술을 마시면 일시적으로 따뜻한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실제로는 체온 조절과 위험 인지가 둔해질 수 있어요. 추운 날 음주 후 혼자 오래 걷거나 야외에 머무는 건 피하는 게 좋아요.
한파주의보와 한파경보, 어떻게 다를까요?
기상청 기준으로 한파특보는 10월부터 4월 사이에 발표돼요.
한파주의보는 대표적으로 아침 최저기온이 -12℃ 이하로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거나,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 이상 떨어져 3℃ 이하이고 평년보다 3℃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져요.
한파경보는 기준이 더 강해요. 아침 최저기온이 -15℃ 이하로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거나, 전날보다 15℃ 이상 떨어져 3℃ 이하이고 평년보다 3℃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발표될 수 있어요.
숫자만 보면 “-12℃부터 조심하면 되나?” 싶지만, 실제로는 체감온도와 바람이 중요해요. 바람이 강하면 몸에서 열을 더 빨리 빼앗기기 때문에 같은 기온이어도 훨씬 춥게 느껴져요.
한랭질환 예방은 ‘따뜻한 옷·따뜻한 장소·무리하지 않기’가 핵심이에요
가장 현실적인 예방 기준은 외출 전, 외출 중, 실내에서 나눠서 보는 거예요.

외출 전 체크
나가기 전에는 기온만 보지 말고 체감온도, 한파특보, 바람, 눈·비 여부를 같이 확인하는 게 좋아요. 특히 새벽 6~9시는 밤사이 기온이 낮아진 뒤라 한랭질환 발생이 많은 시간대로 집계됐어요.
체감온도가 크게 낮은 날, 한파주의보·경보가 나온 날, 눈이나 비로 옷과 신발이 젖기 쉬운 날, 새벽이나 이른 오전에 오래 이동해야 하는 날에는 야외활동을 줄이는 게 좋아요.
옷 선택 기준
두꺼운 옷 하나보다 얇은 옷을 여러 겹 입는 게 체온 유지에 유리해요. 안쪽은 땀을 흡수하고 잘 마르는 소재, 중간층은 보온, 바깥층은 바람을 막는 옷으로 입으면 좋아요.
꼭 챙길 건 모자, 장갑, 목도리, 마스크예요. 귀와 손끝, 발끝은 생각보다 빨리 차가워져요. 장갑은 손가락장갑보다 벙어리장갑이 더 따뜻한 편이에요.
신발은 너무 꽉 끼면 혈액순환이 떨어질 수 있어요. 양말을 두껍게 신을 계획이라면 발가락이 움직일 정도의 여유가 있는 방한화를 고르는 게 좋아요.
실내 예방
실내에서도 방심하면 안 돼요. 질병관리청은 겨울철 실내 적정온도를 18~20℃, 습도를 40~60%로 안내하고 있어요. 춥다고 물을 덜 마시면 탈수와 혈액순환 문제도 생길 수 있어서, 따뜻한 물을 조금씩 마시는 게 좋아요.
어르신이 계신 집이라면 방 온도만 보지 말고 실제 손발이 차가운지, 평소보다 말수가 줄었는지, 졸려 하거나 멍해 보이는지도 같이 살펴야 해요.
증상이 생겼을 때 응급조치
저체온증이 의심되면 우선 119에 연락하고, 가능한 빨리 따뜻한 장소로 옮겨야 해요. 젖은 옷은 벗기고 담요나 옷으로 몸을 감싸요. 의식이 또렷한 경우에는 따뜻한 음료를 줄 수 있지만, 술은 안 돼요. 의식이 흐리거나 삼키기 어려워 보이면 음식이나 음료를 먹이면 안 돼요.
동상이 의심될 때도 병원 진료가 우선이에요. 바로 병원에 가기 어렵다면 따뜻한 장소로 옮기고, 젖은 장갑·양말·신발을 제거해요. 동상 부위는 37~39℃ 정도, 혹은 자료에 따라 38~42℃ 정도의 따뜻한 물에 20~40분 담그도록 안내돼요. 단, 다시 얼 수 있는 상황이라면 물에 담그면 안 돼요. 녹았다가 다시 얼면 손상이 더 심해질 수 있어요.
동상 부위를 눈으로 문지르지 않고, 뜨거운 물·난로·핫팩을 직접 대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감각이 둔한 부위를 강하게 마사지하지 말고, 의식이 없는 사람에게 음료를 먹이지 말고, 술로 몸을 데우려 하지 않아야 해요.
자주 묻는 질문
한랭질환은 영하에서만 생기나요?
아니요. 동창은 0~10℃의 습하고 찬 환경에서도 생길 수 있어요. 바람, 습기, 젖은 옷, 긴 노출 시간이 겹치면 영상 기온에서도 위험해질 수 있어요.
손발이 차가운 것과 동상은 어떻게 달라요?
단순히 차가운 정도라면 따뜻한 곳에서 서서히 회복돼요. 그런데 피부색이 하얗거나 회색빛으로 변하고, 단단해지고, 감각이 둔하거나 통증이 심하면 동상을 의심해야 해요.
핫팩은 어디에 붙이는 게 좋을까요?
피부에 직접 붙이기보다는 옷 위에 붙이는 게 좋아요. 감각이 둔한 부위, 동상 의심 부위에 직접 대면 저온화상이나 조직 손상이 생길 수 있어요.
아이들도 위험한가요?
네. 소아는 체온 유지 능력이 성인보다 약할 수 있어요. 유모차나 야외활동 중에는 아이가 직접 “춥다”고 표현하지 못할 수 있으니 손발, 얼굴색, 떨림, 축 처짐을 자주 확인해야 해요.
겨울 운동은 무조건 피해야 하나요?
무조건 피할 필요는 없지만, 한파특보가 있거나 체감온도가 낮은 날에는 강도를 낮추는 게 좋아요. 고혈압, 심뇌혈관질환, 호흡기질환이 있다면 새벽 운동은 특히 조심해야 해요.